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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상전벽해, 그들이 치른 '전투'

 

"진짜 전투하듯이 일했죠."


먹고 살기 위해 매일 '전투하듯' 일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 사람들 벌판에서 겪은 고초를 들으면 진짜 전투를 치렀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로 부산시 낙동강사업본부 직원들입니다.


부산은 잘 알고 계시다시피 낙동강 700리 물길이 끝나는 곳입니다. 물이 흐르는 강 유역에는 드넓은 들판과 아름다운 섬이 펼쳐져 있는데요. 부산시 낙동강사업본부는 이 들판과 섬을 풀과 나무가 자라고, 습지에 청둥오리가 노니는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시민 품으로 돌려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잇따라 개장해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삼락·맥도·대저·화명·을숙도생태공원이 이들 작품이죠.


낙동강 생태공원 = 4대강 사업? "섭섭하다"

 

부산권 낙동강 유역 벌판은 오랜 기간 불법 비닐하우스와 쓰레기로 버려진 땅이었단 사실, 알고 계셨나요? 큰비만 내리면 강물이 넘쳐 수해가 닥치고, 너덜너덜 앙상한 비닐하우스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곳이었습니다. 그 지저분했던 벌판이 최근 말쑥한 생태공원으로 변신, 시민 레저·문화 쉼터로 옷을 갈아입었는데요. 그냥 달라진 게 아니라,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습니다. 천지개벽, 상전벽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지요. 예전 암울하고 낡은 기억을 떠올릴만한 무엇도 이제 낙동강 유역에 더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낙동강 화명생태공원 습지 나무데크를 산책하는 시민의 모습

 

흔히들 낙동강 유역 정비를 '4대강 사업'으로 시작한 것으로 아는데, 잘못된 생각입니다. 부산시가 낙동강 유역을 말끔한 생태공원으로 꾸며 시민 휴식처로 가꾸기로 한 것은 1995년부텁니다. 17년 전부터 낙동강둔치 종합개발계획을 세워 정비사업을 시작했다는 말입니다.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힘을 보탠 것은 2009년부터, 3년여에 불과하죠. 그러니까 낙동강 변 생태공원이 '4대강 사업'으로 태어났다고 하면, 출산을 도와준 의사가 아기를 낳았다는 주장 아닐까요?. 낙동강 생태공원 = 4대강 사업이라는 등식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17년 동안 강바람 맞으며 삽질하고, 돌진하는 트랙터에 맞서며 고생하신 분들이 섭섭합니다.

 

1995년 낙동강둔치 정비계획…전담 조직 출범


부산시에 낙동강 유역 정비사업 전담조직이 생긴 건 2003년부터. 그해 1월 낙동강 환경조성사업단이 신설돼 그전까지 계획에 머무르고 있던 낙동강 정비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했습니다. 그 뒤 2007년 1월 건설본부 낙동강환경조성사업부, 2009년 3월 건설방재관실 낙동강살리기추진단이 생겨 낙동강 정비사업을 맡았고요. 2010년 1월 다시 건설본부 낙동강살리기사업부가 신설돼 낙동강 정비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지금의 낙동강사업본부는 2011년 1월 출범, 실질적인 낙동강 생태공원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왜 전투냐고요? 화염병에 공기총까지 들고 트랙터로 돌진하는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게 전투 아니고 뭐겠어요. 정말 힘들었습니다."


홍용성 낙동강사업본부장은 낙동강 유역 정비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수장이자, 사업을 추진하며 겪은 고초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산증인입니다. 2003년 낙동강환경조성사업단 출범 때부터 기술부장으로 실무를 맡았기 때문인데요. 그가 들려주는 낙동강 변 생태공원 탄생 과정은 그야말로 거칠었습니다.

 

무단 경작자 화염병 들고 위협…직원들 전투 치러

 

낙동강 이쪽저쪽의 유역은 총면적이 16㎢에 달하는 광활한 땅. 그 넓은 벌판 곳곳이 무허가 무·배추밭이었다네요. 무허가 비닐하우스도 수 천 동에 달했답니다. 낙동강 유역을 생태공원으로 만들기 위해선 우선 이 무허가 밭과 비닐하우스를 갈아엎고 철거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는군요. 무단경작자들이 '생존권'을 주장하며, 목숨 걸고 공무원들이 아예 밭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막은 겁니다. 무허가 밭·비닐하우스를 보상해줄 방법은 없고, 정비사업은 추진해야 하고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봉착했답니다.

 

낙동강둔치는 무허가 논·밭과 비닐하우스가 뒤덮인 버려진 땅이었다.

 

"비닐하우스 철거를 막으려고 돌진하는 트랙터에 치여 다친 직원도 있고, 밭에 거름 주려고 만든 똥 웅덩이에 빠져 구사일생한 직원도 있었죠. 다치고 깨진 그런 직원들 덕분에 무허가 경작자들과 협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낙동강 유역은 그런 어려운 과정을 거쳐 지금은 시민휴식처로 완전히 환골탈태했습니다. 을숙도·삼락·맥도·대저·화명 5개의 생태공원이 탄생했는데요. 2006년 삼락·맥도생태공원이 먼저 시민을 맞기 시작했고, 2010년 화명생태공원이 개장했죠. 올해 5월 대저생태공원이 시민 품으로 돌아간 데 이어 을숙도생태공원이 10월부터 시민을 맞는다니 기대가 큽니다.

 

습지 위에 나무 산책로…시민휴식처로 완전 탈바꿈

 

낙동강 변 생태공원은 곳곳에 습지와 생태학습장, 하천 숲, 갯버들 길 등을 갖췄습니다. 습지 위엔 나무 산책로가 들어서 시민이 한가롭게 산책을 즐기고요. 야구장, 축구장, 테니스장, 농구장, 족구장, 게이트볼장 같은 체육시설도 넉넉합니다.


맥도생태공원에는 12km에 달하는, 전국에서 가장 긴 메타세쿼이아 길이 있고요. 대저생태공원에는 40만㎡에 달하는 유채꽃 단지가 들어섰습니다. 제주도를 제외한 단일 꽃밭으론 국내 최대 규모라네요. 화명생태공원 야외수영장은 여름철 10만 명이 넘게 찾는 명소로 벌써 자리를 잡았습니다. 겨울철에는 눈썰매장으로 변신해 사계절 내내 시민을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요. 낙동강 물길을 따라 자전거길도 활짝 열렸는데요. 낙동강 하구 을숙도~경북 안동을 잇는 총연장 385km의 자전거길은 주말마다 자전거동호인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낙동강 자전거길을 달리고 있는 시민의 모습.

 

낙동강 유람선·오토캠핑장 추진…명품공원으로

 

낙동강사업본부 80명 직원은 숨 돌릴 틈도 없이, 이제 갓 모양을 갖춘 낙동강 변 생태공원을 명품 시민휴식공간으로 키우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시민이 편리하게 찾아 안전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안전·편의시설을 확충하는데 골몰하고 있는데요. 우선 벤치와 파고라 같은 편의시설은 올 연말까지 보강할 생각입니다. 드넓은 공간에 시민이 안전하게 산책하고 쉴 수 있도록 곳곳에 CCTV를 설치, 공원 구석구석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관제센터도 설치할 계획인데요. 119구급대·경찰과 연계한 즉각 출동시스템을 갖춰, 시민이 안심하고 공원을 찾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랍니다. 서울 한강둔치 공원에도 없는, 전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대규모 공원 시민 안전장치라니 더욱 고맙네요.


낙동강 생태공원이 문화가 꽃피고 생명이 흐르는 시민휴식공간으로 사랑받기 위해서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할 터. 그래서 낙동강사업본부는 가족들과 함께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 중입니다. 우선 낙동강 변을 따라 일부 꾸며놓은 대나무 숲길을 매년 확대, 12km까지 이어지는 국내 최장 대나무 숲길로 만들 계획인데요. 사각거리는 대숲의 바람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어느새 머리를 비우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사색의 길'이 될 것 같습니다.

 

삼락생태공원 산책로를 거니는 시민의 모습.

 

낙동강에 유람선도 띄웁니다. 을숙도생태공원에서 화명생태공원까지 20km 구간 물길에 배를 운항하는 것인데요. 낙동강 변 생태공원을 찾는 시민이 쉽게 배를 타고 강바람을 맞으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겁니다. 부산발전연구원(BDI)이 구체적인 계획을 검토 중이며, 배를 타고 내릴 수 있는 선착장은 삼락·맥도·화명생태공원에 이미 만들어져 있다네요.


낙동강 위 아름다운 노을과 밤하늘 별을 바라보며 추억의 밤을 즐길 수 있는 오토캠핑장 조성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삼락생태공원 3만3천㎡ 부지에 들어설 오토캠핑장은 캐러밴(이동식 주택)과 상수시설, 공동취사장, 화장실, 샤워실, 체육·놀이시설 같은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갖춰 빠르면 2014년 개장할 거라네요. TV에서 한강둔치에서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 보며 부러워했는데, 곧 부산시민도 명품 캠핑을 즐길 수 있겠네요.


이밖에 습지탐사, 수상 레포츠, 생태교육 등 낙동강 변 생태공원에서 시민이 보고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철새 먹이 보리밭 33만㎡ 조성…동·식물도 잘 자라게

 

낙동강사업본부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는 또 있습니다. 바로 환경파괴 논란인데요. 최근 한 환경단체가 "낙동강 둔치가 생태계 복원보다 난개발에 치중되고 있다"며 낙동강사업본부 해체까지 주장하고 나선 겁니다.


"환경파괴 주장은 말도 안 됩니다. 낙동강 둔치가 생태공원으로 바뀐 후 습지가 13만㎡에서 무려 66만㎡로 늘어났어요. 낙동강 바닥을 준설한 흙을 산더미같이 쌓아뒀던 곳이 지금은 말끔한 습지로 변했습니다. 농약을 뿌려대던 무허가 논·밭이 사라진 게 어떻게 환경파굅니까."


홍 본부장은 환경문제에 대해 단호했습니다. 낙동강 생태공원에 심을 나무의 종류까지 환경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가면서 조성했는데, 왜 느닷없이 환경파괴 주범으로 몰아붙이느냐는 겁니다. 앞으로도 당연히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생태공원을 운영해 나갈 것이지만, 논의에 참여하지 않은 환경단체의 과도한 주장에 대해서는 의연하게 대처해 나간다는 신념을 뚜렷이 밝히네요.


"생태공원 조성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환경단체와 전문가들과 함께 토론회 자리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활발한 논의를 통해 우리가 수정·보완해야 할 것이 있으면 해야죠."

 

낙동강 생태공원 조성 사업을 설명하는 홍용성 본부장.

 

실상 낙동강사업본부는 지금도 낙동강하구를 찾는 철새들과 동·식물을 위한 배려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을숙도생태공원에는 도로로 끊긴 상·하단부를 연결하는 생태통로를 조성, 동물들이 '로드킬'을 당하지 않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고요. 화명생태공원에는 철새들과 각종 동식물의 생장과 번식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조명까지 바닥조명과 태양광 및 풍력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조명으로 설치할 계획입니다. 맥도·대저·삼락·을숙도생태공원에는 33만㎡이나 되는 넓은 땅에 보리를 심어 올겨울부터 철새들이 찾아와 먹을 수 있도록 할 거라네요. 그래서 생태공원 공사 때문에 줄어든 철새 개채 수가 올겨울부터는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장 행정' 위해 전세살이…'가족애'로 똘똘 뭉쳐

 

낙동강사업본부는 지금 전세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사상구 학장동 보생빌딩 3층을 빌려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부산시청에 공간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낙동강을 수시로 드나들어야 하는 업무 특성상 현장 가까이에 사무실을 마련한 겁니다. 말 그대로 '현장 중심 행정'을 위해서죠. 그나마 낙동강하구 에코센터까지 을숙도에 따로 떨어져 있어 두 집 살림을 하는 형편입니다.


"주차장도 부족하고 구내식당도 없지만, 어쩌겠어요. 전세살이 면하는 날만 기다릴 수밖에요. 그래도 저희는 나은 편입니다. 을숙도에 있는 에코센터 직원들은 점심 먹으러 매일 하단이나 명지까지 나가야 한다니까요. 그래도 본부장님이 가실 때마다 점심을 사주시니까 은근히 부럽던데요. 허허."


"힘든 일 없으세요?" 물었더니, 장승복 낙동강계획팀 주무관의 대답입니다. 장 주무관은 낙동강사업본부 강점으로 '일사불란'을 꼽네요. 홍 본부장과 장종목 관리부장, 이근희 사업부장, 이용주 에코센터장을 중심으로 총무기획팀·하천관리팀·낙동강계획팀·사업1팀·사업2팀·경관조명팀·에코센터운영팀·에코센터 전시교육팀·야생동물보호팀 등 9개 팀 80여 명의 직원들이 한 몸처럼 움직인다는 겁니다. 그 저력은 작년 큰비로 낙동강 둔치 전역이 50시간이나 침수됐을 때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하네요. 전 직원이 민·관·군 인력·장비를 동원해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복구작업에 매진, 단 9일 만에 시민이 불편 없이 공원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겁니다.

 

"직원들한테 늘 미안하죠. 비나 눈이 오거나 태풍이 불 때마다 쉬는 날 없이 일해야 하니까. 가족들한테 면목도 없고…. 하도 미안해서 가족들을 체육대회에 초청해 개인적으로 구입한 티셔츠를 나눠 드린 적도 있어요. 아무튼, 묵묵히 따라주는 직원들이 있어서 부산시민께 낙동강 생태공원을 안겨 드릴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홍 본부장에게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없으세요?" 물었더니,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특히 에코센터 직원들에게 "구내식당 못 만들어줘서 정말 미안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네요.

 

손으로 하트를 만들고 있는 낙동강사업본부 직원들.

 

전투하듯 열정적으로 일하는 직원들, 그들이 너무 고맙고 미안한 본부장. '가족애'로 똘똘 뭉친 그들이 있어 낙동강변 생태공원은 꼭 전국 최고 명품공원으로 우뚝 설 것 같네요. 낙동강사업본부 임직원 모두 '파이팅' 입니다!^^

 

- 구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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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양상국 2012.09.18 16: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낙동강 전투'였더군요. 지저분하던 낙동강변 너무 좋아졌어요~~~. 이 분들이 그 주역^^

  2. 형래아범 2012.09.19 08: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낙동강변 정말 상전벽해라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그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노력한 낙동강사업본부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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