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ile_menu

엉뚱한 새댁 부부의 청춘편지 <몬테네그로 코토르 3편>


청춘편지, 스물일곱번째 이야기


엉뚱한새댁부부의 청춘편지 몬테네그로 코토르3-



안녕하세요. 세계를 여행하며 사람들 각자의 가치 있는 꿈 찾기를 돕고 응원하는 꿈 프로젝트 세계일주 중인 엉뚱한새댁 부부입니다.이번 편은 발칸반도의 숨겨진 보석 같은 도시, ‘몬테네그로 코토르세번째 여행기를 전해드리려고해요.



화창한 날이 밝았어요~ 아이쿠, 깜짝이야! 

아침부터 창문밖엔 달력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네요. 여행이 장기간 지속될수록 여행지나, 풍경에 대한 감흥이 점점 사라진다고 하는데요, 저희는 그렇지 않은가 봐요. 이따금 믿기지 않는 광경을 볼 때마다 유럽에 왔을 때 처음 느꼈던 그 황홀한 감격이 다시 살아나곤 한답니다.

 

(감격에겨워) ”내가 정말 지금 유럽에 온 거야? 여기가 바로 그 유럽? 책에서만 봤던?”



어릴 적 봤던 만화영화에는 좁은 골목길 아이들은 소리내 뛰어놀고 있고, 엄마들은 빨래를 촤악~ 하고 널던 모습이 자주 나왔었는데 그 소박한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던 것 같아요. 코토르의 아침, 빨래를 너는 포근한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이런 장면 참 많이 봤죠. 저희 말고도 궁금한 분들이 있으실 거라 생각하는데요, 집과 집 사이를 연결한 빨랫줄, 골목을 수놓은 빨래들의 알록달록한 모습. ~ 너무 이쁘긴 한데 저 빨래를 과연 어떻게 널 수 있었을까요?

 

아주머니가 외줄타기 고수라도 되는 걸까?’

고도의 기술이 필요할 것 같은 빨래 널기에 대한 의문은 의외로 쉽게 풀렸답니다.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이 맞는 것 같습니다. 집 창문에는 빨랫줄을 연결하는 고리가 있는데 고리와 고리를 빨랫줄이 2줄로 통과되어 있습니다. 한쪽 줄을 당기면 한쪽 줄이 밀려가는 의외로 단순한 구조였어요. 아주머니는 외줄타니 고수가 아니셨습니다



그냥 빨래만 널었을 뿐인데 뭔가 예술활동을 해놓은 것 같은 감성이 느껴지지 않나요? 건물들이 너무 이뻐서인지 빨래조차 예술로 보이는 착각이 들었습니다.

 

고요한 몬테네그로 코토로 골목의 아침. 빨래를 활용한 다양한 아트를 하시는 어머니들의 향연이 계속되는데요, 무려 대형이불을 너셨습니다. 활짝 열어젖힌 창문으로 펄럭이는 이불이 왠지 모를 정겨움을 전해줍니다.


아파트 거주문화가 활성화된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보통 실내나 베란다 쪽에 빨래를 너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빨래를 오픈하기 보다는 최대한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게 예의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주택 옥상에서 빨래를 널며 이웃집 아주머니와 그날 있었던 일을 나누던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서인지 저는 이웃에게 빨래를 보여준다는 건, 마음을 공유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환경에 적응을 잘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여행 초창기엔 집이 아닌 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 잠자리가 불편하기만 하고, 세탁기는? 냉장고는? 하면서 한국에서 당연히 누렸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들이었는지 철저히 깨닫곤 했었는데요, 시간이 흐를수록 없는 상황에서 방법을 만들고, 노하우를 만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짜잔. 저희도 아줌마들의 예술활동에 동참하였습니다. 게스트하우스 2층 침대의 모든 모서리는 빨래 게시대라 할 수 있습니다. 접어서 가방에 쏙 넣고 다닐 수 있는 철사 옷걸이는 필수죠! 엉뚱한 새댁은 이미 여행자 빨래 계의 마스터가 된 것 같습니다게스트하우스 환경은 계속 바뀌어도 그녀의 노하우는 함께 묵는 외국인 친구들까지 놀라게 만들곤 합니다




숙소들은 긴장해야 할 거예요요렇게 조그마한 틈만 보여도 아내가 바~로 모서리를 콕찍어서 빨래를 널어버리거든요2층 침대 사다리는 봉지를 걸 수 있는 베스트 포인트. 물에 젖은 세면도구를 보관하기 딱 좋답니다.  냄새나는 빨래는 어떻게 하냐구요? 요렇게 봉지에 밀봉해서 구석진 곳에 걸어두면 (ㅎㅎ장기여행자의 빨래 끝~ 입니다

저희는 몬테네그로에 머무는 동안에도 몇몇 외국인 친구들의 꿈을 인터뷰했습니다.



마치 중세도시에 머물고 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올드타운을 벗어나 외곽으로 나가보았습니다

옛 성곽터로 예상되는 곳이 보이네요. 세월이 흔적이 말해주듯 지금 보면 이렇게 터만 남았지만, 과거에 찬란한 문화를 자랑했던 이 땅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민족이 다투고 침략했던 흔적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노란 택시가 보이는 외곽거리를 지나, 무언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건물이 나타나 그곳으로 이끌리듯 걸어갔습니다. 특히나 미술에 관심 많은 엉뚱한 새댁은 건물에 그려진 벽화에 네비게이션이라도 맞춘 듯 걸어갔습니다. 과연 무엇을 하는 곳일까요



저기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에서 온 여행자에요. 여기 뭐하는 곳이에요?”

 

궁금한 건 참지 못하는 강한 호기심을 가진 엉뚱한 새댁. 사무실로 다가가 이 건물의 정체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이 건물은 원래는 오래된 흉가 같은 곳이었는데 지역 예술가들을 위해 분양을 하고 예술문화를 키워가는 공간으로 활용 중이라고 했습니다.


~ 우리나라로 치면 인사동 쌈지길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요? 아직 마켓이 활성화된 건 아니었지만 방마다 다양한 예술가들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며 훈남(아내왈)직원은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Heal the world make it better place~”

로비에 들어서는데 어디선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마이클 잭슨의 노래가 들려왔습니다. “우리 저기 가볼까?”라고 아내에게 말하려는데, 이런~ 아내는 벌써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끌리듯 들어간 이 공간은 러시아 상테페데르부르크에서 온 나딘 이라는 이름의 이쁜 아줌마가 운영하는 아트공방 이었습니다. 우아하게 차려입은 나딘아줌마. 포스가 심상치 않습니다.

 

안녕. 내 이름은 나딘이야. 나는 상테페데르부르크에서 왔어. 이곳에 온 지는 이제 3개월 정도가 된 것 같아.”

와 반가워요, 나딘 아줌마. 우리는 한국에서 온 엉뚱한새댁 부부라고 해요. 와 근데 이거 직접 다 만드신 거에요?”


우리는 마이클 잭슨을 좋아하느냐부터 시작해서 공방 곳곳에 있는 작품들을 물어보고, 또 설명을 들으며 아줌마와 금새 친해졌습니다.

 

하하 내가 알기론 한국과 일본사람들은 부끄러움이 많아서 외국인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고 들었는데 너희는 아니구나?”

저희는 음~ ~ 엉뚱해요.”

 

아줌마의 작품세계를 감상한 후, 우리도 그간의 여행에 대해서 열심히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와 정말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네 두 사람이? 너무 이쁘다. 한번 안아봐도 돼?”

?”



나딘 아줌마는 그간의 여정을 격려하면서 아내를 와락 안아주셨습니다.

음 분위기가 좋은데요? 그냥 끝낼 순 없죠. 나딘 아줌마의 꿈을 인터뷰하기로 했습니다.

 


내 꿈은 몇 가지가 있어. 첫 번째는 세상이 좀 더 평화로워 지는 거야. 아름다운 것만 보고, 말하고, 나누기에도 인생은 짧은데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느라 시간을 쓰면 얼마나 아깝겠어. 러시아에도 여전히 분쟁도 일어나고 있고, 이름 모를 테러나 나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 조금 더사람들이 꿈을 꿀 수 있는 평화로운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

 

두 번째는 가족들의 행복이야. 어쩜 지금 나는 큰 꿈을 위해 가족들이랑 잠시 떨어져 있어. 물론 내 딸은 성인이 되어서 독립해서 살아가고 있지만, 내가 이 예술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어해서 남편과는 잠시 떨어져서 지내고 있지. 그에게 정말 미안하지만 내가 한 남자의 아내나, 아이의 엄마로서가 아니라 나딘으로서 살아갈 수 있게 응원해줘서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몰라. 그들이 내가 떨어져 있어도 늘 건강하고, 우리 사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로 좀 더 프로페셔널한 사람이 되고 싶어. 나는 지금은 예술공방을 하고 있지만 지난 이십 년간은 예술공방을 하고 싶던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었어. 긴 시간 동안 내 꿈을 잊지않고, 이것저것 배우면서 조금씩 준비해왔는데 이렇게 오십 대가 다 되어서 실행할 수 있게 되었어.


하지만 난 너무 행복하고 이십 대 같은 마음으로 매일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제적 기반을 다져왔기 때문에 그로부터 오는 안정적인 마음도 큰 요소이겠지. 꿈이라는 건 그런 것 같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가슴 뛰게 하는 무언가. 그래서 난 생각보다 젊은 것 같아. 동안이지 않니? (하하하)


프로페셔널한 아티스트가 되고 싶지만, 좋은 가치를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는 괜찮은 사람이 되고싶어.”

 

와 나딘 아줌마 진짜 멋진 꿈인데요? 당장 이루고 도전하는 것만이 꿈이다. 가 아니라 가슴속에 뜨거운 것을 품고 현실과 맞추어가는 시간 동안 설렘 살았던, 때때로 힘들어도 견뎌냈던 아줌마의 그 살아있는 이야기가 얼마나 제 마음도 뜨겁게 하는지 몰라요.”



그래? 하하하 고마워. 나 스스로 이런 생각도 하고 언젠가 아티스트로서 나의 꿈을 인터뷰에서 이야기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너희들을 만나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줄 몰랐어.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 나누고 소개하는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저희도 그래요!”

저희는 인터뷰를 마치고도 한참 동안 나딘아줌마의 공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희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유럽으로 건너온 이야기, 러시아에서의 느낌들, 서로의 꿈에 대해서 등등..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 누군가와 친구가 되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 친구와 서로의 꿈을 나누고 응원하는 사이가 된다면 어떨까요? 아마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 설레고 오래도록 잊지 못할 추억이 되겠죠?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이 이런 기대로 넘쳐나면 어떨까요. 어느 순간부터, 그래 맞아요,  어쩌다 어른. 우리는 만남에 대한 기대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구축해온 사이가 무너지면 어쩌지? 움츠리고 걱정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바쁜 일상이지만 새로운 만남, 연봉과 집 평수가 아닌 꿈과 마음의 가치로 가슴 뜨거운 대화를 나누는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만남에 대한 기대, 혹시 언제가 마지막이었나요? 그런 사람이 나타나길 바란다면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면 어떨까요?

 

이상 몬테네그로에서 엉뚱한 새댁 부부였습니다. 


저희 부부와 함께하는 몬테네그로 코토르 세 번째 여행기 재미있게 보셨나요?

다음 편은 이곳에서 있었던 꿈 프로젝트 에피소드 2부를 전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 5. 31

엉뚱한새댁부부 박태양, 정유희 드림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Trackback : 0 Comment : 0
prev 1 ··· 78 79 80 81 82 83 84 85 86 ··· 4649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