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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새댁부부의 청춘편지 <마케도니아 2편>


청춘편지, 서른세번째 이야기



안녕하세요. 세계를 여행하며 사람들 각자의 가치 있는 꿈 찾기를 돕고 응원하는 꿈프로젝트 세계일주 중인 엉뚱한새댁 부부입니다. 지난 편에 이어 마케도니아 여행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광화문에 가면 세종대왕 동상이 있듯이, 세계 각국에는 자신의 나라와 역사를 대표할 수 있는 동상들이 세워져 있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언어와 문화 인종은 달라도 역사를 기억하고 그것을 현대에 전하려는 마음은 다 똑같은가 봅니다.

이곳 마케도니아 스코페에 와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유난히도 동상이 많이 설치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동상의 도시라고 해도 될 만큼 많은 동상이 도시 곳곳에 약간(?) 어색하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스코페는 무려 3,5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도시지만 1963년에 대 지진이 왔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도시 대부분이 파괴되었고 이후 세계 각국의 원조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때 받은 원조금으로 구 시가지를 복원하고 독립국가로 인정받은 이후에는 새로운 수도로서의 품위를 갖추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관광 도시로서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동상을 세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알렉산더 대왕


스코페 중심 마케도니아 광장에는 알렉산더 대왕의 기마상이 있습니다. 이 기마상은 어마어마한 사이즈를 자랑하는데요. 높이가 14.6m 무게는 30t 받침대 높이는 14.9m이며, 이 동상의 제작비용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138억 원 가량 들었다고 합니다. 동상이 클수록 더 위대한 영웅이고 특히나 말을 타고 있으면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인물이라고 합니다.


138억이면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더 재미난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래도 알렉산더 대왕 동상 앞에서 사람들이 인증샷을 찍는 것을 보면 138억짜리 쇳덩이가 아니라 도시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세운 것이라 봐야겠죠?

이전 국기


마케도니아 공화국은 독립할 때 위와 같은 국기를 제정했다고 합니다. 16개의 햇살을 지닌 태양을 표시한 건데, 이때 이 문제로 그리스와 충돌을 일으키게 됩니다. 마케도니아라는 국명이 그리스의 지방 이름이므로 국호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국기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하게 되고 UN에서도 이 국기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국기


이에 따라 그리스와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199510월 기존 16개의 햇살을 8개로 줄이고 태양의 형태도 일부 수정하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죠. 마케도니아는 국기 제정 이후 전혀 예상치도 못한 나라들로부터 오해와 비난을 받게 됩니다. 바로 우리나라와 중국이죠.


일제 전범기와 닮았다며 어떻게 이걸 국기로 사용할 수 있냐는 질문에 마케도니아도 당황했다고 합니다. 가만히 보면 오해를 살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도시 전체에 깔린 의도적인 동상과 국기에 대한 이야기로 마케도니아 스코페의 느낌을 소개했는데요. 이번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바로 누구나 좋아하는 맛집에 대한 이야기이죠.



지난주에 소개한 전통시장을 거닐다 보면 사진과 같은 모습을 한 가게들이 몇몇 눈에 띄곤 합니다. 우리나라 치킨&호프집의 모습과 비슷하게도 보이는데요. 이곳은 여행자들도 잘 모르는 현지인들이 강추하는 터키 식 쾨프테 맛집입니다.



철판에 돌돌말이 같은 고기를 굴려 가며 기름기를 빼고 맛있게 익히고 있는 모습인데요. 터키식 쾨프테는 케밥과 함께 터키를 대표하는 음식인데 쉽게 말하면 우리가 먹는 미트볼 또는 떡갈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쾨프테한접시


저희는 쾨프테 한 접시를 시켰는데요, 신선한 토마토와 오이에 치즈를 듬뿍 얹은 불가리아식 춉스키 샐러드와 쾨프테 그리고 이것을 싸 먹을 수 있는 상추 같은 빵이 한 세트로 나옵니다. 재미있었던 건 쾨프테 구이 외에도 생양파와 구운 고추가 함께 나오는데 우리가 삼겹살 상추쌈을 싸 먹을 때 야채를 곁들이는 것과 일맥상통한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 참 사람 사는게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빵에 고기와 야채샐러드를 넣고 쌈을 싸서 먹으면 음~ 맛이 정말 환상적입니다.



금방 이렇게 되어버렸네요. 마케도니아 스코페에 오신다면 꼭 한번 먹어보시길 바랍니다. 우리나라 떡갈비와는 또 다른 느낌인데 샐러드와 치즈를 곁들여 먹으니깐 상당히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하하. 음 글을 쓰는 지금도 입안에 군침이 살짝 돌고 있습니다.

호주에서 1, 러시아를 시작으로 몇 개월째 여행을 지속하던 중 저희는 조금 지쳐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음식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빠 나, 라면 먹고 싶어.”

나는 돌솥비빔밥 먹고 싶다.”


한국에서 쉽게 먹을 수 있던 그 음식들이 이곳에선 그림의 떡이기 때문에 얼마나 그립던지빵과 치즈, 파스타도 하루 이틀이지 입에 물리는 시점에 이른 것이죠.


마트에 한번 가볼까?”


장기여행 중 비용을 아낄 수 있는 팁 중 하나는 여행객이 붐비는 쇼핑센터가 아닌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마트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부풀려진 가격이 아닌 현지 물가에 접합한 다양한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또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도 본적 없는 현지인들만 아는 제품이나 식품을 구경할 수 있다는 매력도 있답니다.


그리고, 때때로 꼭 먹어야 할 때 사 먹는 것도 좋지만, 비용의 완급조절이 필요하거나 좀 더 특별한 음식을 먹고 싶을 땐, 식재료를 사서 직접 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호스텔에는 조리 시설이 대부분 되어있기 때문에, 식재료를 사서 만든 음식을 함께 투숙하는 외국인들과 나눠 먹으면 금방! 친구가 될 수 있죠. 먹는 것만큼 빠른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암튼, 마트를 돌아다니던 우리는 눈을 의심할만한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도시락 브랜드가 러시아를 강타해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탄 사람들이 전부 도시락 라면을 먹는 장면을 보았긴 하지만, 마트 매대에 한글로 된 처음 보는 제품이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반갑고 신기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해외 낯선 공항에서 삼성전자 로고만 봐도 뭉클했던 느낌처럼 말이죠. 나라 떠나면 애국자가 되는 걸까요. 향수병에 걸린 걸까요. 하하.


미스터박라면


언젠가 TV에서 성공한 사업가를 소개하는 방송이 있었는데 이런 분을 봤던 것 같습니다. 일명 라면왕이라는 분이었는데, 가난한 동유럽 국가에서 빈곤을 목격하고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 라면을 먹으며 자랐던 것처럼, 현지인들에게 한국식 라면을 먹을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라는 마음으로 사업을 시작한 사람의 이야기였습니다.


마트를 돌아보다 멈춰버린 우리의 눈앞엔 MR.PARK 이라는 브랜드의 봉지 라면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자랑스러운 국어로 <매운 쇠고기맛> <설렁탕맛> <삼계탕맛> <김치맛> 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삼계탕 맛, 설렁탕 맛


매운 쇠고기맛, 김치맛은 알겠는데 설렁탕맛과 삼계탕맛은 과연 뭘까요? 우리도 경험해보지 못한 맛을 마케도니아 사람들이 먼저 경험하고 있었다니 용서할 수 없습니다. 얼른 먹어봐야죠.





그렇게 저희는 입맛 향수병을 해결할 구원투수를 데리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끓일 수 있는 냄비가 없어서 컵라면처럼 물을 부어 먹기로 했습니다영양가를 생각해 양파와 야채건더기를 넣고 물을 끓였습니다. 보글보글. 뭔지는 모르겠는데 야채건더기 같은 것도 있더라구요




드디어 기다리던 물 붓기 시간! 3분만 기다리면 드디어 신세계인 삼계탕맛과 설렁탕맛을 한국도 아니고 유럽 변방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다음은 말하지 않아도 아시겠죠?


후루룩 짭짭~후루룩~짭짭 맛좋은 라면

 

마케도니아에서는 단기간 머물렀기에 꿈프로젝트를 하며 사람들과 만날 기회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색다른 나라이면서도 뭔가 우리나라도 닮은 모습들을 보면서 그간의 여행과 경험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때때로는 여행을 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경험을 정리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에게 마케도니아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미스터박 라면을 먹으면서 궁금해졌습니다. 왜 이분은 동유럽 변방에서 라면 사업을 하고 있을까? 뭔가 남다른 사연이나 꿈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검색 끝에 이 회사가 불가리아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보! 우리 라면왕 만나러 불가리아로 갈까?”

그래 좋아! 나도 궁금했어.”


저희 여행은 큰 여행 루트는 있지만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계속 변경하면서 여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계획대로 되는 것보다 계획이 틀어졌는데 틀어진 대로 맞춰가고 새로운 걸 알아가는 재미가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낯선 상황에 대한 대처가 익숙해질수록 한국으로 돌아가서 일어날 인생 속의 다양한 문제도 조금 더 잘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저희는 라면왕을 만나러 불가리아 소피아로 가기로 하였습니다다음 편엔 불가리아로 간 저희 부부의 여행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2017. 8. 28.

엉뚱한 새댁부부 박태양, 정유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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